이번엔 프리메이슨을 좇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40)이 신작 소식을 알렸다. 집필 중인 새 작품의 주인공은 ‘다빈치 코드’에서 활약한 로버트 랭던 하버드대 교수. 무대는 전작의 파리에서 워싱턴으로 옮겨왔으며, 비밀조직 시온수도회의 실체를 파헤쳤던 랭던이 이번에는 프리메이슨의 세계에 뛰어든다. 프리메이슨은 조지 워싱턴, 벤자민 프랭클린 등 미국 건국 초기 거물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 결사조직이다. 신작 출간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21일 뉴욕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브라운은 이 같은 사실들을 밝히면서 ‘다빈치 코드’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뒤 겪고 있는 어려움을 길게 털어놓았다. "도대체 스타들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난 아직도 스스로를 평범한 소설가라고 생각하는데 밖에 나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나를 그냥 두질 않네요."책에, 냅킨에, 심지어 구토용 봉지에까지 서명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오는 통에 그는 비행기도 마음 편하게 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명해서 좋았던 일도 소개했다. "보스턴 공항에서 수속을 밟으려다 집에다 신분증을 놓고 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 뒤에 서 있는 남자가 ‘다빈치 코드’를 들고 있는 걸 보고 잠깐 빌려달라고 했지요. 직원에게 책 날개의 작가 사진을 보여줬고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현재 작업에 관해 브라운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는다"며 "‘다빈치 코드’를 쓸 때와 똑같은 노력을 들여 일한다"고 답했다. 2003년 3월 출간된 ‘다빈치 코드’는 미국에서만 700만부, 전세계 44개국에서 2,500만부가 팔렸다. 이 숫자는 존 그리샴 등 인기 작가들의 평균 판매부수의 10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다빈치 코드’의 성공으로 브라운의 다른 소설도 동반인기를 얻어 700만부가 팔렸다. 브라운은 지금까지 펴낸 소설 네 권으로 지난 2년간 5,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다빈치 코드’가 베스트셀러를 넘어 문화 현상이 돼버렸다고 평했다.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독자평이 3,000개를 훌쩍 넘었고 책의 내용을 추적하는 TV프로그램이 제작됐으며, 영화화를 앞두고 배우 캐스팅 소식이 속속 뉴스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예수가 결혼해 아이를 낳은 것으로 설정한 데 대해서는 종교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황청은 지난 주 제노바에서 소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영국 맨체스터 성당도 21일 작가와 신학자 등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대토론회를 열었다. 제노바교구의 대주교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은 "(다빈치 코드는)온통 거짓말"이라며 "사지도 읽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차기 교황후보로 거론되는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은 "소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은 코미디"라면서 "사람들 입에 오를수록 작가만 신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