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과 버스업계가 광고 유치실적을 놓고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630만명에 이르는 엄청난 광고 노출빈도와 주목도로 인기를 끌었던 지하철광고가 퇴조하는 반면, 지난해 교통체계 개편 후 중앙차로제 운영 등에 힘입어 버스광고는 급부상하고 있다.
전체 광고물량과 액수에서는 아직 지하철광고가 압도적이지만 상당 부분 버스광고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지하철광고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하철 5~8호선을 담당하는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비교적 여건이 나은 5호선에서도 전동차 내 광고 게첨율(광고물 부착비율)이 2003년 72%에서 지난해 27%로 뚝 떨어졌고, 올해 3월 현재는 22%에 그치고 있다. 광고 부착대상 10곳 중에서 8곳이 비어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해 5호선 광고물 위탁판매를 담당하는 광고대행사 공개 경쟁입찰 결과도 3년간 63억원으로 낙찰, 전년도의 97억원에 비해 36%나 줄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5~8호선에서 모두 14건(계약금액 약 200억원 상당)의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1~4호선을 맡은 서울지하철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광고수익금이 515억원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3월 현재 계약금이 432억원에 불과하다.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2호선 게첨율도 지난해 70%에서 올해는 40%로 떨어졌다.
또 비교적 이용객이 적은 4호선의 경우 지난해 7월말 열차내 모서리형, 천정걸이형 광고 입찰 자체가 유찰되기도 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2, 3년 전까지만 해도 입찰 출발가격의 2~10배로 낙찰됐는데 최근에는 기존 계약금액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버스광고는 지난해부터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월 서울시내버스운송조합이 실시한 공개경쟁입찰에는 11개 업체가 응찰했고, 광고 단가도 지난해에 비해 30%나 올랐다. 지난해 교통체계 개편 이후 버스광고를 총괄하고 있는 운송조합측은 2003년 159억원이던 광고수익이 30~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지하철광고는 줄고 버스광고는 늘어나는 것은 경기침체 여파로 전체 광고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앙차로제 도입으로 도심에서의 버스광고 주목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운송조합 관계자는 "광고주들이 버스광고가 지상에 있어 이미지가 밝은데다 이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눈에 잘 띄는 점 때문에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 광고담당자는 "지하철과 버스는 광고 타깃층이 비슷한 대체광고 매체로서 최근 버스에 광고가 몰리는 것은 지하철 광고대행사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광고단가가 높아진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홍보 광고물 유치 등 다양한 전략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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