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국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한 고등학생이 21일 조부모와 친구, 교사 등 9명을 사살한 뒤 자살한 참극이 일어났다.
이날 미네소타주 레드 레이크 인디언 보호구역(reservation) 내 레드 레이크고교에서 이 학교 학생이 경비요원을 사살한 뒤 교실로 들어가 여교사 1명과 학생 5명을 차례로 쏴 숨지게 했다. 이 학생은 다른 교실에도 침입을 시도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 15명이 더 다쳤고, 2명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범인이 웃으면서 총을 쐈다고 전했다.
이날 사건은 교사와 학생 13명이 죽고 23명이 다친 1999년 콜로라도주 리틀턴 컬럼바인 고교 사건 이후 미국 내 최악의 교내 총기 사건이다.
당국은 범인이 레드 레이크 고교생이며, 보호구역 경찰관인 데릴 루지어의 손자라고 밝혔을 뿐 더 이상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할아버지를 살해한 뒤 그의 권총 2정과 산탄엽총 1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 원주민의 열악한 생활 수준을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오지브웨(Ojibwe·일명 치페와)족이 사는 이 보호구역은 주민 5,000명의 40%가 극빈층이다. 레드 레이크 고교 학생 300명 중 240명 정도가 무료·염가 점심 급식 대상자이며 학력도 주에서 최하다. 오지브웨족은 1800년께 미국 미시간 미네소타 노스다코타 일리노이 인디애나 오하이오주, 캐나다 등에 널리 퍼져 산 강한 종족이었지만 지금은 13만명 만이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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