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8명의 대장 가운데 7명에 대한 이번 인사에서 육군의 경우 육사 27기, 해군은 26기가 참모총장으로 각각 임명되고 육사 28기가 2명이나 대장으로 진급했다. 현 육군 참모총장은 육사 25기, 해군 총장은 해사 23기인데 반해 신임 총장들은 이들 선배기수를 최대 3기수 뛰어넘었다.
육사 26기의 이상희 장군이 군내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맡고 한 기수 아래인 김장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육군총장을 맡는 구도는 진작부터 예상됐었다. 특히 김장수 장군의 육군총장 직행으로 군 일각에서는 "육군총장 이전에 야전군사령관을 거치던 관례가 사실상 깨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 3군 사령관은 애초에 김관진 장군과 김병관 장군이 순서대로 거론됐으나 막판에 순서가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군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3군 사령관은 아무래도 직전에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낸 김관진 장군이 적격이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것. 2군사령관에는 당초 3사 출신인 박영하 11군단장이 거론됐으나 막판에 갑종 출신인 권영기 국방대 총장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3사관 학교 이전 장교 배출 기관이었던 갑종의 시대가 끝나고 3사 대장시대를 여는 시점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파격은 해군 참모총장. 문정일 현 총장보다 해군사관학교 3기수 아래인 남해일 제독이 발탁된 것을 두고 해군 내에서조차 해석이 분분하다. 더욱이 남 제독은 지난해 11월 중장으로 진급한 뒤 이번 인사에서 또다시 대장으로 승진했다. 군 일각에서는 "유력한 해군 참모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선배들이 각각 개인 문제와 지난해 북한 함정의 북방한계선침범 보고 누락 등으로 인한 논란이 결격 사유였다"고 전했다.
어쨌든 지난해 7월 취임한 윤광웅 국방장관이 이번 군 수뇌부인사로 국방개혁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장관이 취임 후 국방부 문민화와 진급제도 개선 등 국방개혁을 주창해 왔기 때문에 이번 인사를 계기로 이 같은 방안들이 본격적으로 구현돼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군 신임 총장들은 오히려 군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만들을 잠재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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