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순방 이후 미국과 일본 일각에서 ‘6자회담 6월 시한론’이 대두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이 6자회담에 대해 ‘데드라인’을 설정하려는 움직임에 북한마저 21일 "핵무기고를 더 늘리는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며 강경 카드를 꺼내 상황은 악화일로다.
북한이 방송을 통해 언급한 핵무기고 증강 조치는 2·10 외무성 성명에서 밝힌 핵무기 보유 선언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라이스 장관이 북한을 6자회담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메시지를 던지자 북한은 자신들의 몸값을 더 올리기 위해 핵무기 발언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벼랑 끝 전술’의 일환으로 미국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 성격이 짙다. 물론 외무성 발표가 아니고, 한미 합동훈련에 대한 비난 성격으로 나온 발언이어서 무게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맞서 미국과 일본 내에서는 3차 6자회담이 끝난 지 1년이 되는 6월까지 4차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대북 제재 수순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강경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측 6자회담 관계자가 6월까지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에 이 문제를 회부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라이스 장관도 "북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과 미국 일본이 이 같은 강성 발언을 주고 받음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다. 정부 당국자는 "최악의 경우 북한의 추가 조치와 미국의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히려 최후 시한이 다가올수록 북핵 문제 해결 속도도 빨리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상진 광운대 중국학과 교수는 "북핵 해결의 열쇠를 쥔 중국이 최후의 선이 무너지기 직전 위기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의 중국 방문과 중국 고위 인사의 북한 답방이 이어지는 4월 중 북핵 해결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라이스 장관의 ‘북한은 주권국가’ 발언이 ‘미국은 북한 침공의사가 없고 협상 상대로 인정한다’는 정치적 의미를 담았다고 한국과 중국측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 설득 작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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