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신화의 주역이자 국내 PC보안업계의 맞수인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 대표이사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철수 전 사장은 업계 전체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소프트업계 사상 최고 실적(매출 338억원, 순이익 106억원)을 거두며 정상의 자리에 오른 뒤 최근 대표이사 자리를 자진해 물러났다.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지배구조 개선에 진력하겠다는 그의 결심은 ‘명예로운 퇴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반면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하우리는 21일 삼일회계법인에게서 "지난해 자금집행 등 회계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며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아 코스닥시장에서 퇴출이 결정됐다. 이사회는 창업자인 권석철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권 사장은 적자가 3년간 지속되자 회사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고, 지난해엔 증시를 어지럽힌 ‘슈퍼개미’ 투자자에게 회사를 넘기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사업을 다각화한다며 갑자기 영화관 건물을 인수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자의 능력이 두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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