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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방화 시민들이 막았다/ 노숙자 범행기도 신속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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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방화 시민들이 막았다/ 노숙자 범행기도 신속 신고

입력
200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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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온 40대 남자가 출근길 지하철에서 방화를 기도하다 승객들의 신고로 기관사와 역무원들에 의해 검거됐다.

폭력 등 전과 12범인 노숙자 김모(47)씨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지하철 2호선 봉천역에서 서울대입구역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 것은 21일 오전 7시께. 노약자석에 앉은 김씨는 열차가 출발한 직후 자신이 매고 있던 검정색 가방에서 부탄가스통과 가스 토치를 꺼낸 뒤 앉은 자리에서 수차례 불을 켰다 껐다 했다.

김씨의 토치에서 불꽃이 20~30㎝ 가량 치솟자 열차 내 승객 50여명이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으며, 시민 장모(57)씨가 휴대폰으로 객차 출입문 위에 붙어 있던 전화번호를 보고 지하철 사령실로 신고했다. 사령실에서 기관사 황모(47)씨에게 연락이 닿았을 때는 열차가 봉천역 다음 역인 서울대입구역을 출발해 낙성대역으로 향한 뒤였다.

황씨는 오전 7시5분께 낙성대역에 도착하자마자 운행을 중단하고 문제의 객차로 뛰어가 연락을 받고 달려온 다른 역무원과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김씨를 끌어냈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된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 사이의 운행시간이 1분 정도로 비교적 짧은데다 시민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대형참사를 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세상이 미웠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범행동기 등에 대해서는 일관된 진술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22일 현존전차 방화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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