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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책이 잘 팔린다는 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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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책이 잘 팔린다는 봄소식

입력
200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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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서 봄소식다운 낭보가 들려오고 있다. 얼어붙었던 대중의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점의 매출량이 늘면서 출판의 해빙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눈에 띄게 책이 잘 팔리는 것이다. 대표적 대형서점 교보문고는 지난 두 달 반 동안 전국 6개의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매출액이 22.3%나 올랐다. 인터넷 서점만 보면 40%가량 증가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과거 외환위기 속에도 매출이 줄지 않은 기록을 자랑한다. 하지만 근년에 서점가는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사회의 지적 인프라인 출판산업이 무너지고 ‘책 읽는 문화’가 사라지는 듯한 위기의식이 우리를 짓눌러 왔다. 2003년에는 등록된 2만 여 출판사 중 92%는 일년에 책을 한 권도 내지 못했다는 암울한 조사결과도 발표되었다. 낭보를 알리는 주역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를 탄 재테크 서적과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웰빙 서적 등이다. 교육방송의 수능시험 반영 이후 EBS 방송교재도 매출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다시 팔리기 시작한 책이 아직 인문도서나 사회·자연과학도서 등에까지 충분히 미치지는 못하지만, 사회의 황폐화 우려를 덜어주었다는 점에서도 매우 반갑다. 도서판매량이나 문화적 지표는 일반 지표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경기하락의 악영향을 먼저 받아 홀대 받는 부문이자, 경기회복의 혜택은 매우 늦게 누리는 불리한 부문이기 때문이다.

출판 시장의 봄기운이 다른 문화장르와 산업으로 활기 있게 파급될 것을 기대하면서, 그 시장이 한창 암울했을 때 제기됐던 타개책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문서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전국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등에서 양질의 신간을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제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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