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원작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연기해 낼 적합한 배우를 찾지 못한다면 결코 훌륭한 작품으로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다. 이 때문에 브로드웨이 뿐 아리라 전세계 제작자들은 자신들이 제작하는 공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를 구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최근 연극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가 30여년 만에 브로드웨이 무대를 다시 찾았다.
당초 일찌감치 다시 만들어질 계획이 있었지만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배우 고민에 이제서야 막을 올렸다.
에드워드 올비 원작의 이 작품은 지난 1962년 브로드웨이에 첫 모습을 보인 뒤 이듬해 토니상 최우수 연극상을 차지했고 67년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무대 디자인상, 촬영상, 의상 디자인상 등을 받아 더욱 유명한데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차드 버튼, 조지 시걸 등 당시 최고의 인기 배우들이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20일 첫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캐서린 터너, 발 얼윈의 연기는 오랜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멋진 공연을 보여 주었다.
대학교수 조지와 그의 아내 마사가 닉과 허니 부부를 집으로 초대해 벌이는 파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허스키한 보이스의 터너의 연기는 시종 관객의 시선을 묶어 놓았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브로드웨이 나들이는 자주 있는 일이고 때론 이들 때문에 티켓이 팔리는 경우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터너의 경우는 이름 때문이기 보다는 그야말로 연기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전력이 있는 그녀지만 사실 빅스타와는 거리가 있기에 이번 작품이 캐스팅에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연극의 경우 그다지 장기공연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에드워드 올비의 명작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는 롱런이 기대된다.
브로드웨이 오버시스 매니지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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