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펀드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주가 조작 여부를 조사중인 금융감독당국이 영국 런던 현지에서 헤르메스에 대해 직접 조사를 벌였다. 우리 금융당국이 외국인을 상대로 현지 조사를 벌인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조사2국 직원 4명이 14~19일 헤르메스 본사가 있는 런던을 직접 방문, 헤르메스 관계자를 상대로 대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현지 조사를 벌인 것은 2003년3월 외국에 계좌를 개설한 뒤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속칭 ‘검은 머리 외국인’의 불공정 거래 조사를 위해 홍콩 금융당국의 협조를 받아 조사를 한 이래 두번째다.
영국 금융당국(FSA)의 협조로 성사된 이번 조사에서 금감원은 헤르메스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물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흘려 주가를 띄운 뒤 삼성물산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헤르메스에 대해 영국 현지 조사를 결정한 것은 금융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시장이 (외국자본으로부터) 무시를 당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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