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국세청장이 21일 행정고시 16회 이상 고위 간부들을 전원 물갈이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청장은 후속 인사도 능력에 따라 파격적으로 단행하겠다고 밝혀 국세청에 한바탕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 청장은 이날 전형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가 그동안 청문회 등에서 강조해온 국세청 개혁은 결국 인사 개혁"이라며 "차장 등 1급 인사는 물론, 후속 인사도 능력 위주로 전향적이고 파격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법조계와 같은 관행(청장 동기 등 용퇴)이 국세청에서는 사라진 것은 결과적으로 조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행시 16회 동기들을 1급 인사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명예퇴직도 원칙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행시 16회 이상 간부들과 만 58세 이상 간부들을 모두 물갈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세청에서는 그 동안 58세 이상이면 물러나는 명예퇴직 관행이 있었으나 최근들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인사 적체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 청장은 이날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이 방문해 "청장 책임하에 원칙대로 인사를 단행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했다고 이례적으로 소개하고 "일부 간부들이 정치권에 로비 중이라는 소문과 관련해 청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이 이같이 파격적인 인사 방침을 밝힌 것은 누적된 인사 적체 현상을 해소하고 연공서열식 인사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국세청에는 이 청장의 동기와 선배인 행시 15,16회가 6명이나 재직중이어서 인사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전형수 서울청장은 이날 "신임 청장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나라와 조직의 은덕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고 김정복 중부지방국세청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후임 국세청 차장과 서울청장, 중부청장 등 1급 인사에는 기영서(행시 17회) 본청 법인납세국장, 윤종훈(18회) 부산청장, 전군표(20회) 본청 조사국장, 오재구(비고시) 광주청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르면 23일 인사위원회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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