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버는 맞벌이 가구의 세금 부담이 부부 중 한쪽만 소득이 있는 비맞벌이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맞벌이 부부의 증가가 계층 간 소득격차 감소에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돼 맞벌이 장려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조세연구원은 ‘부문별, 가구유형별 소득분배 구조 고찰 및 소득재분배 기능 제고방안 모색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도시 취업근로자 가구 가운데 2003년 맞벌이 부부의 소득세 평균 부담액은 152만원으로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맞벌이 가구와 같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득세 부담액을 총소득으로 나눈 실효소득세 부담률은 비맞벌이 가구가 4.4%로 맞벌이 가구의 3.7%보다 높았다.
보고서를 공동작성한 성명재·김종면 연구위원은 "맞벌이 가구는 근로소득공제와 인적공제 등 각종 소득공제를 부부 모두 적용 받는 반면 비맞벌이 가구는 단일소득자 한쪽만 적용 받기 때문에 부부 합산소득액이 똑같다면 비맞벌이 가구가 맞벌이 가구보다 소득세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관련 세금의 경우 총액에 있어서는 비맞벌이 가구가 연간 평균 208만원을 부담하는데 비해 맞벌이 가구는 232만원을 내 맞벌이 쪽이 많았다. 하지만 소득에 비례한 실효소비세 부담률(소비세/총소득×100)은 비맞벌이 가구가 6.0%로 맞벌이 가구의 5.7%에 비해 높았다.
맞벌이 가구의 2003년 평균 연간소득은 4,083만원으로 비맞벌이 가구 3,470만원에 비해 17.7% 높았다. 하지만 가구주의 평균 연간소득은 비맞벌이 가구가 2,792만원으로 맞벌이 가구 2,683만원에 비해 4.1% 높았다.
또 맞벌이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소득계층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인 1, 2분위가 각각 27.3%와 30.9%에 그친 데 비해 고소득층인 9, 10분위는 각각 67.5%와 53.0%에 달해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맞벌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 연구위원은 "1995년 이후 도시가구의 소득격차를 분석한 결과 맞벌이 부부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소득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입증됐으며, 고소득층일수록 맞벌이 부부 비중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저소득층에서 맞벌이 가구의 비중을 늘린다면 소득 격차를 축소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부들에 대한 직업교육과 육아시설 확충 등 맞벌이를 장려하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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