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슬람 율법 깬 첫 '여성 이맘'/ 美서 예배 집전 아미나 와둣 테러 위협에 비공개로 진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슬람 율법 깬 첫 '여성 이맘'/ 美서 예배 집전 아미나 와둣 테러 위협에 비공개로 진행

입력
2005.03.22 00:00
0 0

이슬람교에도 ‘여성 이맘(예배를 관장하는 성직자)’이 탄생할 것인가.

이슬람 사회가 교권수호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최근 미국 뉴욕의 여성 신도들이 남성만이 예배의식을 집전할 수 있다는 이슬람교의 오랜 율법을 깨고 직접 예배의식을 치렀기 때문이다.

예배를 집전한 주인공은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이슬람학과 교수이자 이슬람개혁운동단체인 ‘무슬림 웨이크업’의 대표인 아미나 와둣. 아프리카 출신으로 이슬람 여성의 역할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저서 ‘코란과 여성:여성의 관점에서 다시 읽기’ 등을 통해 이슬람권에선 익히 알려진 여권운동가다.

그는 18일 뉴욕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있는 성요한 성당의 시너드하우스에서 남녀가 섞여 있는 회중을 대표해 기도를 인도하고 설교를 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들의 폭탄테러 위협을 피해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예배에서 와둣은 "이제 여성들은 이슬람 사원에서 2등의 지위를 벗어나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있으며 사원 뒤쪽에서 자리를 옮겨와 앞줄에서 기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예배 후에는 여성 신도에 대한 차별철폐를 요구하는 ‘이슬람 여성을 위한 권리장전’도 발표했다. 권리장전은 ▦여성은 정문을 통해 사원에 들어갈 권리가 있다 ▦여성은 남녀 격리 장벽 없이 사원에서 기도할 권리가 있다 ▦여성은 예배 중 신도 누구에게나 말할 권리가 있다 ▦여성은 이맘 및 각종 위원회의 위원으로서 간부직을 맡을 권리가 있다 등 10개항으로 이뤄졌다.

이슬람 역사상 여성이 예배를 집전한 것은 초유의 일. 이 때문에 뉴욕을 비롯한 전세계 이슬람 사회는 와둣의 행동을 "미친 짓"이라며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집트 카이로의 대표적 이슬람 본산인 알 아즈하 사원의 세이드 탄다위 교주는 신문기고를 통해 "남녀 혼성 회중을 향한 여성의 기도는 이슬람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 행동"이라며 "남성들이 사적(私的)인 여성의 몸을 예배 중에 지켜본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