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학가 칼럼/ 새내기도 사시준비 ‘씁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학가 칼럼/ 새내기도 사시준비 ‘씁쓸’

입력
2005.03.22 00:00
0 0

법대 2학년 동기들을 보면 다들 사법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되도록 빨리 사법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에 겨울방학 때는 신림동 고시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선행학습을 하기도 하고, 전공배정을 받고 나서 바로 2학년 1학기부터 21학점을 전공 법과목 7개로 채워 듣는 경우도 있다. 새내기들도 열심이다. 입학 전부터 고시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오는 경우도 여럿 있고, 신입생임에도 도서관에서 법서를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워낙 어려운 시험이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해서 일찍 합격하고자 하는 듯하다. (중략)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학생들이 일찍부터 사법시험 준비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 이론을 사안에 알맞게 적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법 이론을 열심히 공부해서 잘 알아야 하지만, 법 이론을 적용하기 이전에 현실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과 같이 중· 고교에서 주입식 교육을 거친 후 대학에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어떠한 깊은 이해나 사고의 과정 없이 법 이론 공부에만 치중한다면 현실의 다양한 인간사회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사실 문제들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바람직한 법조인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얻는 과정을 생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중략) 사회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든 대학생활 동안 폭 넓은 독서나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양수업을 통해 교양을 쌓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혹은 학회나 동아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음으로써 삶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스스로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갈수록 정보를 찾아 이용하는 ‘know-where’의 방법에만 능숙해 지식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갈 뿐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해지고, 일찍부터 취업이나 고시 합격을 위한 공부에만 치중하는 풍토가 안타깝다.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해 대학생들의 의식 있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3월21일자 ‘백양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