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홈런왕 김봉연(53)이 아마추어 야구단 ‘구단주’가 됐다.
지난해 11월 충북 음성의 ‘감곡 햇사레 야구단’은 최근 이 곳에 있는 극동대 스포츠학 교수 김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김씨는 프로야구 원년 홈런 22개를 날려 초대 홈런왕에 오른 이후 소속팀 해태 타이거즈의 우승을 견인하며 명성을 날렸다. ‘햇사레’는 당도가 높기로 유명한 음성군 감곡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미백복숭아의 통합 브랜드.
야구를 좋아하는 이 지역 젊은이 27명이 야구도 즐기고 지역 특산품인 햇사레복숭아도 널리 홍보해보자는 데 뜻을 모아 2년 전 야구 동호회를 만들어 김씨에게 기술 지도를 받아오다 이번에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아예 김씨를 ‘얼굴’로 내세웠다. 김씨의 열정은 현역 전성기 때보다 못하지 않다. 강도높은 동계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매주 서울, 경기 지역팀 등 다른 아마추어 야구팀과의 친선경기를 주선하느라 분주하다.
팀 관계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친선경기 상대를 고르는 데 ‘홈런왕 김봉연이 구단주’라고 소개하면 앞 다퉈 시합요청이 들어온다"며 "덕분에 우수한 많은 팀들과 경기를 하면서 우정을 다지고 자연스럽게 우리 복숭아도 홍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호응도 대단해서 후원을 자청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특히 복숭아 재배 농가들은 햇사레야구팀이 경기하는 상대팀에 선물하도록 복숭아를 아낌없이 내놓기도 한다.
김씨는 "나로서야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라며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지역을 위해서도 보람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 햇사레야구팀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음성=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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