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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형과 동생, 큰 말과 작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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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형과 동생, 큰 말과 작은 말

입력
2005.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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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두 형이 일년 사이로 군에 갔을 때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말을 지금 내가 우리 둘째 아들에게 하고 있다. 예전에 어머니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집이든 큰말이 나가면 작은말이 큰말이 되어 그 몫을 다 한단다. 이젠 네가 우리집의 큰말이다. 에미가 너를 우리집의 큰말로 믿고, 그렇게 대접해도 되겠느냐?"

어쩌면 그 속에 들어있는 ‘대접’이라는 말 때문이었을까. 16세 소년이었던 내게는 너무나도 큰 의무와 기대와 긍지가 함께 느껴지는 말이었다. 아마 그 순간 나는 소년에서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 형들도 없는데 내가 집안일도 많이 하고, 또 동생들도 잘 보살펴야지, 했던 것이다.

아이가 몸과 마음이 함께 자라 어른이 된다. 늦게 어른이 되는 아이가 있고, 일찍 어른이 되는 아이가 있다. 그것은 그가 올되고 늦되어서가 아니라, 아마도 그런 계기가 언제 주어지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내가 예전에 형들이 군에 가 있는 동안 스스로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게 되었듯 요즘 우리 둘째가 제 형이 군에 가 있는 동안 알게 모르게 행동이 어른스러워지는 것 같다. 어느 집이나 큰 말이 나가면 작은말이 그 몫을 한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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