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당권 경쟁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희상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는 와중에 교통사고라는 뜻하지 않는 악재를 만났다. 김두관 유시민 후보 등 개혁진영 후보들이 거세게 치고 올라오는 경선 흐름에서 이번 사고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문 후보는 최소 4~5일 가량은 선거 운동에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 문 후보는 "가급적 빨리 경선에 복귀해 당의 축제에 기여할 생각"이라고 담담하게 밝혔지만 유무형의 손실은 적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다 김, 유 후보 등 이른바 개혁당 그룹 2인방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정치 경력이 일천한 46세 동갑내기 두 후보가 3선 의원에 청와대 비서실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중진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문 후보측은 "여론조사를 하면 구 개혁당 지지자들은 모두 응답하고 다른 대의원들은 절반도 대답을 않는다더라"며 의미를 축소한다. 실제 투표에선 대세론이 작용하리라는 낙관이다. 문 후보측은 또 "교통사고로 인한 며칠간의 선거운동 불참도 판세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후보의 한 측근은 "단일화가 최대변수"라며 "막판에 유 후보가 사퇴해 김 후보를 미는 상황이 벌어지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두 명 모두 상임중앙위원으로 지도부에 진출하는 게 더 낫다"는 입장이다.
물론 개혁당 두 후보의 최근 강세가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영남이라는 분명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김 후보 보다는 그렇지 못한 유 후보가 전당대회가 임박할수록 힘이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전투 못지않은 열전지대는 서울과 경기의 시도위원장 선거다. 계파간 연대 등을 통해 비교적 경쟁구도가 단순한 의장경선과는 달리 두 곳은 지방선거 및 대선을 겨냥한 각 계파가 빠짐없이 후보를 냈기 때문이다.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씩의 중앙위원을 뽑는 서울, 경기 선거에 각각 23명, 21명의 후보가 난립해 당권 주자들이 지원후보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중 문 후보의 고민은 남다르다. 다양한 그룹의 지원을 받다 보니 서울·경기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자들끼리 충돌하는 경우가 유독 많은 탓이다. 서울만 해도 구당권파인 김한길 의원과 친노직계인 유인태 의원이 맞붙었다.
한편 19~20일 열린 6개 시·도의 중앙위원 선거 중에 충남에서 임종린 중앙위원이 재선인 문석호 의원을, 울산에선 정치경력이 거의 없는 36세의 임동호 우리병원 이사장이 현역인 강길부 의원을 각각 누르고 위원장을 차지해 예측불허의 표심을 보여줬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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