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를 기점으로 전세계 신흥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지역별로 보면 신흥 유럽 및 신흥 중남미가 고점대비 각각 10.1%, 6.9% 하락하며 주가하락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 아시아는 2.8%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신흥시장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원자재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 수준에서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 인플레 압력이 커질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유동성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자산가격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중남미와 동유럽 증시의 주가 급락은 이를 우려한 헤지펀드의 차익실현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22일(현지 시각)로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12일 연속 매도가 주가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매도는 헤지펀드의 부분적인 비중 축소로 판단된다. 뮤추얼펀드의 경우,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구태여 현 시점에서 공격적인 매도전략을 단행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최근 들어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그 내면을 보면 매수 규모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는 저가매수 기회를 활용한 뮤추얼펀드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따라서 헤지펀드의 추가 매도 여부가 주가 조정의 관건인데, 과거 경험을 볼 때 최대 2조원 수준의 매도를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이미 1조2,000원을 매도했기 때문에 추가 매도규모는 최대 8,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다.
금주의 체크 포인트는 ▦외국인 매매동향 ▦FOMC 회의 결과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가격 동향 등 세 가지이다. 정보기술(IT)업종은 1분기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경계매물로 연결되는 상황인데, 지지선 확보여부가 시급한 과제이다. 미국 FRB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전망이다. 예상된 수준의 금리인상보다는, 인플레에 대한 FRB의 시각에 시장의 관심이 더 모아질 것이다. FRB가 인플레 위험을 경고하거나 또는 강도 높은 통화긴축을 시사할 경우, 신흥시장 전반의 투자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성격이 강할 것이다. 예상 지지선은 950~960선이다. 조정은 실적 호전주 및 턴어라운드주에 대해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강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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