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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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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입력
2005.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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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붙잡고 있는 개 줄은 개를 잡아당기라는 줄이 아니라, 친구(개)의 마음을 읽으라는 줄입니다."

미국 동물학자인 패트리사 맥코넬이 쓴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는 개와 인간의 오해를 풀어주는 책이다. 엄밀히 말해, 영장이라는 헛된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자기의 소통방식만을 고집하는 인간의 우월의식에 대한 꾸짖음이다. 그는 개가 인간과 어떻게 다르며, 어찌해야 개와 제대로 소통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육되는 존재로서가 아닌 진정한 친구로서의 개를 만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좋은 개는 혈통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의 건강한 소통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가령 포옹만 해도 그렇다. 사람은 개에 대한 친근함과 애정을 포옹으로 표현하고자 하나, 그 행위는 개에게 무례하고 위협적이기까지 한 행동일 뿐이다. 눈맞춤도 마찬가지다. 개에게 시선을 정면으로 던지는 것은 오만한 도전이다.

개는 자신의 의사를 전하고 상대의 뜻을 읽는 데 소리보다 몸짓에 더 많이 의존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성과 데이트를 할 때, 상대가 고개를 아주 약간만 돌려도 곧바로 눈치챌 수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느냐?"고 묻는다. 그와 같은 원리다. 저자는 개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 개를 이끄는 효과적인 움직임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풍성한 사진 자료들을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나는 루크(자신의 개)가 다리를 네 개 가진 작은 털북숭이 사람이 아니어서 좋다. …. 인간 친구들의 대용으로서의 개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직 개만이 줄 수 그 ‘무엇’은 진정한 관계를 통해서만 경험된다는 말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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