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호주나 마찬가지로 해마다 올라가는 물가로 서민들의 주머니가 얇아지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1996년 처음 호주에 왔을 때는 20(호주)달러를 갖고 장을 보러 가면 넉넉히 물건을 살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장을 조금 봤다 싶으면 100달러 정도는 간단하게 넘어 간다. 그만큼 호주의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차 기름값만 해도 당시에는 리터 당 50~60센트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1달러가 넘어 갈 때도 있다. 주택 임대료 또한 거의 몇 개월 단위로 오르고 있어 집 없는 서민들은 갈수록 힘겹다. 봉급 오르는 것이 물가 오르는 것을 따라 잡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호주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슈 중의 하나가 지난 2일 발표된 금리 인상과 개인 의료보험료 인상이다. 금리는 0.25%가 인상돼서 10만 달러 당 매달 16달러 이상의 부담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4년간 호주 경제의 고속성장 이후 지난해부터 생산성에 한계가 나타남에 따라 이로 인한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고자 실시한 방책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유는 소비자들의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현재 수백만 명에 달하는 호주인들이 이미 최대 한도의 신용대출을 해온 상태다.
의료 보험료도 7.9%나 올라서 보통 월평균 3.1달러씩 부담이 늘었다. 의료보험 회사는 의료비용이 오르고 의료보험 가입자의 병원 이용 빈도 수가 많아져서 보험료를 인상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개인 의료보험에 가입한 주택 소유자들은 이중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얘기했듯 주택 임대료도 덩달아 무섭게 뛰고 있어서 집이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인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호주 젊은이들은 자유로운 독립 생활을 접고 다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제자리를 맴도는 봉급 수준으로는 생활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차라리 자유로운 독립생활 보다는 약간은 불편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약간의 생활비만 부모님께 드리고 돈을 저축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것은 한국에서나 호주에서나 늘 일반 서민들이다. 이렇게 불만을 털어놓지만 결국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야 고작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 매는 것 밖에 더 있으랴 하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해 진다.
윤미경 호주 쉐라톤 미라지골드 코스트호텔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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