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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CEO서 물러납니다"/ 창사 10주년 맞아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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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CEO서 물러납니다"/ 창사 10주년 맞아 전격 사퇴

입력
2005.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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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 경영자이자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부인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 CEO로는 2002년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해온 김철수 부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안 사장은 최대주주(지분율 38.45%) 자격으로 이사회 의장 자리를 계속 맡아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18일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사상 최고 실적(매출 338억원, 순익 106억원)을 거두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며 "최고의 자리에서 새 출발하는 차원에서 CEO직을 김 부사장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미 회사 ‘안살림’은 김철수 부사장이 챙겨왔고 안철수 사장은 비전과 전략 경영에 몰두해왔었다"며 "경영의 연속성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이와 함께 "경영 투명성 제고와 선진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안철수연구소를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소유와 경영이 동일시돼온 벤처기업들의 한국형 지배구조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줄 전망이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엔씨소프트 등 코스닥 시가 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 대부분이 ‘대주주=CEO=이사회 의장’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은 사외이사의 적절한 견제 역할이 강조될 경우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고, 대주주의 전횡으로부터 회사의 이익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SK그룹이 ‘지배 구조 투명화, 선진화’를 목표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안 사장은 4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주주 개인의 이익이 아닌 회사와 고객의 이익을 위해 경영을 해왔다"며 그 근거로 지난 8년간 단 한번도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팔아 차익을 남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또 "수익은 기업의 ‘목적’이 아닌 과정상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의 CEO 사퇴는 이러한 ‘안철수식 경영론’을 스스로 증명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그는 실제로 국민은행과 포스코의 사외이사로 참여하며 윤리 경영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안 사장은 경영학석사(MBA) 학위 취득을 위해 내년 9월께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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