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은 일본 기업에 비해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변화 폭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격 이외의 경쟁력이 일본에 비해 뒤지기 때문에 원화 절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은 18일 ‘전자업체 원화절상의 벽을 넘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삼성과 소니 등 한일 양국의 대표적 전자업체 6개씩을 뽑아 환율 변동에 따른 순이익의 탄력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수익성이 환율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4~2003년 한국 전자업체의 평균 환율탄력도(순익 변동폭/환율 변동폭)는 58.3으로 일본(17.3)의 3.4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율이 1% 변동할 때 일본 기업의 순이익은 평균 17.3% 변한 반면 한국 기업의 순이익은 58.3%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5년간 일본의 탄력도는 16.6인데 반해 한국 기업은 89.5로 크게 증가, 환율변동이 수익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의 원인으로 한국 기업의 높은 수출 의존도 및 달러 결제 비중을 꼽았다. 전자산업의 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2004년 상반기 기준)은 일본이 64%인 반면 한국은 80%에 달한다. 보고서는 또 한국 기업이 품질이나 브랜드 파워, 디자인, 기술 등에서 일본보다 열세에 있는 점도 환율 변동에 민감한 이유로 분석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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