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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플/ 하버드 여대생‘통속 연애소설’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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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플/ 하버드 여대생‘통속 연애소설’ 돌풍

입력
2005.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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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수재들의 집합소로 불리는 하버드대 로스쿨(법학대학원)을 지금 로렌 윌리스(27)라는 여학생이 온통 뒤흔들고 있다고 외신들이 다투어 화제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윌리스는 한창 법학공부로 정신없을 로스쿨 2년차 학생이면서도 지난달 중세를 배경으로 한 역사 로맨스 소설, ‘핑크 카네이션의 은밀한 역사(The Secret History of the Pink Carnation)’를 써 냈다. 1950년 헝가리 출신 남작부인 옥시가 쓴 유명한 스파이 모험소설 ‘분홍 뚜껑 별꽃(The Scarlet Pimpernel)’을 연상시키는 이 소설은 출간 즉시 미국 내 대형서점 ‘반즈 앤 노블’ 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떠올랐다.

그의 로맨스 소설은 해박한 역사적 자료와 지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번 소설도 19세기 유럽 귀족들의 연애풍습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교내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도 이 같은 역사지식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 AP통신은 최근 그의 지도교수가 전한 에피소드를 실었다. "왜 역사과목을 수강하느냐"는 질문에 윌리스는 "좀 더 정확한 로맨스 소설을 쓰기 위해서"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윌리스는 그만큼 자신이 쓰는 로맨스 소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로맨스 소설은 집에서 놀고 먹는 사람들이나 읽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내 작품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통적 로맨스 소설과 역사적 허구 사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측면도 있지요."

그는 일찌감치 초등학교 3학년때 시시한 로맨스 소설을 학교에 들고 와 문제를 일으켰던 소녀였다. 6살 때부터 로맨스 소설에 관심을 쏟은 윌리스는 9살이 되자 직접 쓴 원고를 출판업자에게 이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부모는 모두 박사학위 소지자로 아버지는 변호사, 어머니는 전업 작가였다. "아버지는 로맨스 소설에 대한 저의 갈증을 채워주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지론이 어린이라도 쓰레기 잡지라도, 읽는 것은 위대한 일이란 신조를 지니셨지요."

윌리스는 올해 말 다음 작품을 내놓는다. ‘핑크 카네이션’의 속편인 ‘검은 튤립의 가면극(Masque of the Black Tulip)’이다. 또 후속작으로 모교인 예일대를 배경으로 한 살인 미스터리물도 생각중이다. 그는 ‘핑크 카네이션’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프로 소설가가 될 계획은 전혀 없다. 찰스 1세와 의회의 전쟁이 한창이던 17세기 영국의 왕정주의자들에 관한 박사 논문을 이미 끝낸 윌리스는 올 여름 출생지인 뉴욕에서 법률직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터뷰에 응한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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