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사진) 대표가 "할말은 하겠다"며 연일 대미 소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대표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내 보수적 싱크 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주최 오찬 연설회에서 "북미간 상호불신이 6자 회담을 교착상태에 빠뜨린 하나의 이유"라며 "미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북미간 불신을 없애기 위한 방안으로 6자회담 틀 속에서의 북미간 양자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한 뒤 "미국은 비중 있는 의회지도자나 행정부 고위인사를 북한에 파견하는 등 북한과의 진실한 대화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15일 언급했던 ‘미국의 대담하고 포괄적인 대북 접근’도 재차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한미 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한미동맹은 호혜적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며 "SOFA(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의 발전적 개정과 비자 면제 문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3년 전 방북한 사실을 거론한 뒤 "다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다면 핵무장이 북한이 체제보장이나 경제발전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할 것"이라며 방북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태도에 대해 국내는 물론 워싱턴 정가에서도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 대표의 변화는 대북 대미관계에서 ‘수구·냉전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하기 위한 것 같다. 여기엔 기존의 대북 정책으로는 북한 문제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동훈기자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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