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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화제/ "퍼억!" 비명…환호…격투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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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화제/ "퍼억!" 비명…환호…격투기 열풍

입력
2005.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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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격투기의 마력에 빠져들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 카페에 등록된 관련 사이트만 700여개. 대표적 카페인 ‘이종격투기’의 회원 수는 48만명에 이른다. 마케팅대행사인 MI스포츠 김명구 사장은 "국내 마니아 숫자만 100만명 이상으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19면

케이블방송인 XTM이 지난해 12월31일 방송한 ‘프라이드 2004남제’의 시청률은 2.2%로 유선방송 중 단연 1위. 메이저리그의 시청률은 보통 1%에도 못 미친다.

이 바람에 주짓수(브라질), 삼보(러시아) 등 이름조차 낯선 외국무술의 도장이 유명 격투사의 필살기라는 유명세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 격투기를 즐기면서 식사를 하는 식당도 성업 중이다. 대학에는 이종격투기과까지 신설됐다. 영화나 드라마, CF와 게임 등 대중문화 곳곳에서도 격투기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많은 경제연구소들은 무술간 장벽을 무너뜨린 격투기가 새 문화 코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격투기가 주류 문화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 게임 속의 ‘스트리트 파이터’를 동경하며 자란 젊은 층에, 김일의 레슬링과 홍수환의 권투에 열광하던 올드 팬들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천하장사 최홍만이 19일 세계적인 이종격투기 대회인 K-1 무대에 뛰어드는 것을 계기로 일반인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10만원의 VIP석과 44만원에 이르는 마니아석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왜 격투기일까. 전문가들은 할리우드식 액션의 짜고 치는 프로레슬링과는 달리 격투기는 피비린내 나는 스포츠 리얼리즘의 묘미를 만끽하게 해준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영상대학원의 서현석 교수는 "보다 강한 자극을 좇는 현대인들에게 무협스펙터클의 요소를 가미한 격투기는 볼거리와 함께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격투기 만큼 호불호(好不好)가 엇갈리는 종목도 드물다. 폭력성 때문이다. 옹호론자들은 인간 내면의 원초적 야만성을 링 위에서 승화한 것이라고 두둔하지만 반대론자들은 폭력의 쾌락화를 통해 관음증과 가학성을 배설하는 데 불과하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폭력성이 링 밖으로 전염되는 것도 걱정이다. 삼성 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교수는 "잠재된 공격 본능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어떻게든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특히 청소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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