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색깔 없는 부총리라고 하는데, 변화를 지향하는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로 봐주십시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취임 후 처음 가진 정례 기자브리핑 말미에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이 못마땅한 듯 이같이 당부했다. 한 부총리가 1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책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색깔이 좀 없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이후 ‘무색무취’, ‘색깔이 없다’는 평가가 나돌았기 때문이다.
한 부총리는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이야기 하지 않는데, 색깔이 없다는 것은 내 의도와 달리 와전된 것 같다"며 "전임 부총리가 추진해온 정책들을 성공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에서 일관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40여분간 진행된 한 부총리의 첫 기자브리핑은 일단은 ‘합격점’이었다. 원고를 읽는 듯한 모두 발언은 다소 딱딱했지만, 민감한 질문에는 슬쩍 비켜가거나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하는 노련함을 보여줬다.
한 부총리는 "경기회복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최근의 회복조짐이 경기자극 대책이 아니라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감내한 결과로 발생한 자생적인 수요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 부총리는 이어 "최근의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성장을 저해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에너지 가격상승은 원화절상으로 인해 충격이 상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복이 가시화할 때까지 경기확장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민간 자금이 벤처 쪽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앞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정책결정 이전에 경제부처간 의견교환과 토론은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단 결정된 정책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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