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시내에 단 하나 남아있던 스페인 장기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기마동상이 17일 그의 사후 30년 만에 전격 철거됐다. 그 동안 프랑코 지지자들은 이 동상의 철거 계획에 거세게 반발, 논란이 계속돼 왔다.
시 당국은 오전 2시30분 어둠을 틈타 마드리드시 청사 인근 산 후안 데라 크루즈 광장에서 1959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프랑코 동상의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이윽고 프랑코 지지자와 비판자들이 모여들어 각각 야유와 환호를 터뜨렸다. 프랑코 지지자들은 오른팔을 높이 들어올리는 파시스트식 인사를 하며 동상에 경의를 표했지만 철거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페인내전에서 승리한 뒤 39년부터 75년까지 집권한 프랑코는 스페인 도시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딴 거리와 동상 등 기념물을 세웠다. 그러나 그의 사후 프랑코 기념물의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오락가락했으나, 지난해 총선에서 정권을 잡은 사회노동당은 ‘스페인의 분열과 스페인국민 대립의 상징’이라며 공공장소에서 모든 프랑코의 이미지와 거리 이름을 몰아내겠다고 공약했다.
수도 마드리드에서 프랑코 기념물이 완전히 사라진데 이어, 스페인 북부의 산탄데르 등 다른 도시들도 프랑코 동상을 철거할 방침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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