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에게 해리 포터 시리즈는 마치 달콤한 사탕가게와 같다. 나는 해리에게 금세 빠져들었고 조앤 롤링의 표현방식을 흠모하게 됐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시리즈 6권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Harry Potter and the Half Blood Prince)’가 7월16일 출간된다. 1권부터 5권까지의 표지그림과 삽화를 내내 그려온 메리 그랑프레(51·사진)는 지난 주 6권 작업을 마무리했다.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에 이마의 독특한 상처, 안경 뒤로 총총한 녹색 눈…. 해리 포터의 이 이미지는 바로 그가 시각화해낸 것이다.
해리 포터 마니아들에게 롤링만큼이나 ‘추앙’받는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해리의 머리를 빗기거나 마구 흐트려놓고는 집 나서기 전 멋있는 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엄마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처음 그렸을 때 해리는 11살. 이젠 16세가 됐다. "다시 그리고 또 다시 그립니다. 한 주인공이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며 어떻게 바뀌는지 상상해 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롤링은 시각적으로 생각하는 대단한 작가입니다." 그랑프레가 그림에서 신경 쓰는 부분은 독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단번에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 그림을 통해 중요한 힌트만 줄 뿐이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인 그랑프레는 72년 미니애폴리스 아트 앤드 디자인 대학을 나와 지난 15년간 일러스트 작업을 해왔다. 그는 풍부한 색채의 파스텔 작업과 직선, 곡선, 날카로운 각도 등을 혼합한 자신의 작품 스타일을 "부드러운 기하학 기법"이라고 부른다.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그의 그림은 점점 어두워진다. 1권이 밝은 색의 결합이었다면 5권은 푸른색 톤의 그늘이다. 사춘기에 들어선 해리의 고민을 반영한 것일까? "해리와 해리의 세계에서 진행되는 일들에 너무 몰두하고 있어서 마지막 일인 7권 작업은 달콤하고도 쌉쌀한 감정을 느끼게 할 것 같습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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