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양자택일식 의사 결정 성향이 강해지고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소위 ‘넘버 3’ 업체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넘버 3는 없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제품시장에서 기존의 ‘빅3 체제’가 ‘빅2 체제’로 좁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1강(强) 1중(中)의 빅2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넘버 3가 사라지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화장품·자동차·할인점·정수기 시장 등을 꼽았다.
연구원에 따르면 화장품 시장은 1, 2위인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이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가는 반면 코리아나 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 등 3위권 업체들은 하락세다. 자동차 시장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1강·1중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GM대우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은 계속 약세다. 할인점 시장도 ‘E마트의 독주와 홈플러스의 추격’으로 압축되면서, 롯데마트의 넘버 3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정수기 시장은 웅진코웨이와 한국암웨이가 1, 2위인 가운데, 한때 강력한 넘버 3였던 청호나이스의 점유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또 "확실한 넘버 1이 존재하는 라면업계와 손해보험 시장은 2위권 업체들간 치열한 넘버 2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면업계는 농심이 확고한 1위를 구축한 가운데,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이 넘버 2를 향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화재가 1위인 손해보험시장도 현대해상 동부화재 LG화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백풍렬 책임연구원은 "넘버 3 업체가 살아남으려면 1, 2위와는 다른 경쟁 무기를 들고 무대에 오르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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