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육영수 여사는 문세광이 쏜 총에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최근 총성 분석을 통해 의문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이어, MBC 현대사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20, 27일 밤 11시35분 방송하는 ‘육영수와 문세광’에서 1974년 8·15 행사장에서 벌어진 육 여사 저격사건에 관한 갖가지 의혹을 추적한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현장에서 울린 총성은 모두 7발로, 첫번째는 오발, 두번째는 연단, 세번째는 불발, 그리고 네번째가 육 여사를 맞혔다. 그러나 TV 녹화화면 분석 결과, 다섯번째 총성이 울릴 때까지 육 여사는 총에 맞지 않았다. 수사기록대로 다섯번째 탄환이 태극기를 맞혔다면, 문세광의 5연발 리볼버에는 육 여사를 쏠 총알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제작진은 물론 ‘문세광이 쏜 총이 아니다’고 단정짓지는 않는다. 그러나 총성과 탄흔, 수거된 탄환 수가 모두 맞지 않는데다, 육 여사 이마를 관통했다는 탄환이 이틀 뒤에야 중앙정보부에 넘겨졌고 감정조차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수사기록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당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숨겨진 사실이 있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반 박정희 시위에 앞장 선 과격파로, 오사카총영사관의 요주의 인물 1호였던 문세광이 한국에 입국한 과정, 비표도 없이 행사장에 들어간 경위 등도 의문투성이다. 제작진은 사건 당일 중정이 이미 그의 과거 행적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사건 직후 요원을 조선호텔에 보내 소지품을 압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수사본부가 발표한 문세광의 최초 자백일은 이튿날인 16일 밤. 중정이 그의 계획을 미리 알았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제작진은 문세광의 배후로 지목됐던 김호룡 당시 조총련 정치부장을 인터뷰하고, 당시 오사카 중정의 활동도 추적했다. 조준묵 PD는 "국내 누군가의 도움 없이 문세광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당국은 더 늦기 전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방송 7년째를 맞은 ‘이제는…’은 6월까지 ‘김대중 내란음모의 진실’ ‘한국의 진보’ 3부작, ‘무등산 타잔과 인간 박흥숙’ 등을 차례로 내보낸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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