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나물, 돌나물, 참나물, 도라지, 오이, 상추를 썰고 데치고 볶아 준비한 후 보리밥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먹는 모습이 군침을 돌게 합니다. 달걀프라이와 쑥콩가루된장국 그리고 봄동겉절이를 함께 곁들이면 금상첨화라고나 할까요? 약간 매콤한 맛을 즐긴 후에 시원한 딸기쥬스라도 한 잔 할 수 있다면 더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취나물, 돌나물, 쑥, 봄동 등의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보리를 포함한 잡곡밥은 비타민 B1이 풍부해 밥을 소화 흡수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짝꿍 역할을 아주 잘한답니다. 달걀프라이와 콩가루는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구요. 시원한 딸기쥬스는 비타민C의 훌륭한 공급원입니다.
비타민은 아주 적은 양이지만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라는 어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주 적은 양이 부족하면 장애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비타민 B1이나 비타민 C와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우리 몸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매우 작아 한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보다는 적당량을 매번 먹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초조, 두통, 피로, 우울증 등의 심리적 장애가 나타나거나 말초신경 마비로 인한 사지감각 및 운동 반사기능 장애가 나타납니다. 또는 식욕부진, 소화불량, 심한 변비, 위무력증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당질이 대사될 때 반드시 비타민 B1이 있어야 하는데 부족하면 당질로부터 에너지를 충분히 얻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지요.
비타민C는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섭취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섭취 권장량은 70mg이며, 이 이상 섭취해도 혈액 속의 비타민C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설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123mg 정도 섭취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그렇게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알코올 중독자나 약을 장기 복용하는 사람, 저소득층이나 노년층은 부족하기가 쉽고, 흡연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남성이 여성보다 혈청 내 비타민C 함량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신경 써서 섭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모세혈관이 약해져 쉽게 멍들고 골격 형성이 방해돼 성장이 지연될 수도 있으며, 치아와 잇몸의 이상이 오기도 하고 설사와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밤이 짧아지는 봄철에는 피부 온도가 올라가고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또 활동량이 늘어 비타민, 무기질 등의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며, 특히 비타민 요구량은 겨울보다 3~5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과 함께 직장인이면 누구나 일어나기 힘든 아침이 더욱 힘들어지게 되는 증상이 춘곤증입니다. 춘곤증이 지나치게 심하고 오래 지속되면 간염이나 결핵 등 증상이 비슷한 질병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으므로 의사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춘곤증은 생체의 일시적인 부적응 증상입니다. 우선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비타민B1과 비타민C를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 B1을 많이 함유한 식품은 돼지고기, 해바라기씨앗, 콩, 도정을 적게 한 전곡류, 깍지콩, 땅콩, 종실류 등이며,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은 감귤류와 녹색채소류로 오렌지, 자몽, 귤, 토마토, 토마토쥬스, 딸기쥬스, 레몬쥬스, 풋고추,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케일, 시금치, 고춧잎 등입니다. 이러한 비타민B1과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의 충분한 섭취와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가벼운 운동으로 숙면을 하면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오늘 저녁 봄내음이 가득한 봄철 나물 비빔밥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드시는 것은 어떨까요?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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