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5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에 대해 실현 가능한 대담한 제안을 함으로써 핵 포기를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숙소인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아널드 캔터 전 미 국무부 차관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대담한 제안’에 대해 "체제보장과 북미간 수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또 "미국이 북한 입장을 생각해 좀 더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북핵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북한의 입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미국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한 것은 처음이다. 물론 북핵 불용이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거듭 분명히 했지만, 북핵 해법으로 ‘6자 회담의 틀 내에서의 대화’를 되뇌던 기존 한나라당의 당론 보다는 전향적 태도다. 결국 원칙만 강조한 보수적 북핵 해법으로는 국내 여론의 흐름에 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여옥 대변인은 "방미 중 박 대표의 북핵 해법 구상이 연설이나 간담회 등을 통해 자세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캔터 전 차관과의 면담에 이어 워싱턴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하고 동포 환영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7박8일간 미국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워싱턴=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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