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獨島)는 태백(太白)의 뿌리에서 솟은 대간(大幹)의 꽃입니다."
내달 2~5일 한국시인협회가 마련한 ‘독도 사랑 시낭송 예술제’에서 독도에 솟대를 솟구는 퍼포먼스 ‘독도 아리랑’을 펼칠 행위예술가 무세중(巫世中·69)씨는 "솟대는 우리 국토의 꽃을, 우리의 혼을 지키는 신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태백산 천제단(天祭壇) 삼신제(三神祭)로 시작된다. 그와, 역시 행위예술가인 부인 무나미씨, 극단 ‘대동전위극회’ 회원 5명은 한반도의 인간이 반만년 동안 하늘과 소통해 온 현장에서 태백의 흙을 퍼 독도로 져온다. 무씨는 4일 독도에 올라 동해의 푸른 물에 그 흙을 섞어 반죽할 예정이다. "태백의 땅과 독도는 동해 이불을 덮고 그 밑에서 어깨를 겯고 선 하나의 몸입니다."
독도에는 5c 높이의 쇠 솟대가 세워진다. 솟대는 선언이고 기원이다. 삿되고 잡된 모든 기운을 다스리는 호령이고 우주의 생명을 받아 영속의 풍요를 땅으로 받아들이는 합장이다. 설치미술가 최대식(중앙대 조형미술과 교수)씨가 제작한 솟대 꼭대기에는 오리 대신 빨강 파랑 노랑의 삼색 깃발이 매달린다. 환인 환웅 단검의 삼태극(三太極)을 상징하는 30c짜리 깃발이다. 깃발은 그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여기 이 땅이 한반도임을 세계 만방에 선언하고 하늘에 새삼 고하는 형식이자 내용이다.
솟대를 가운데 두고 ‘건(乾) 곤(坤) 감(坎) 리(離)’의 4괘를 등에 진 단원들은 멈추고 돌고 휘었다가 펼치는 정동(靜動)의 사위로 태극기의 나부낌을 형상화한다. 흙 반죽은 솟대 둘레 새끼줄에 입혀지고, 100여 명의 시인들은 그 새끼줄에 각자 지은 시를 천에 적어 묶을 참이다. 행사는 무씨가 개사한 "아리랑 아리랑 솟대 아리랑 왜놈의 야욕을 부숴버리자~"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끝난다.
두레 품앗이의 대동정신을 우리 민족의 삶의 방식이자, 사회 시스템이라고 했던 그다. 화합과 용서의 정신, 곧 ‘마당사상’이다. 그 ‘마당’을 넘보겠다는 야욕 앞이고 보니 그의 퍼포먼스는 여느 때보다 더 뜨거울 전망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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