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떠나 보낸 지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오늘은 삼일절이요. 평소 같으면 당신 눈치를 보면서 "어디 바람이나 쐬러 갈까?"하면서 졸라보기도 할 텐데, 지금은 특별히 가고 싶은데도 없어 바둑 한수 두고 당신에게 소식을 전합니다.
큰 애는 대학 오리엔테이션에 갔고, 둘째는 제 방에서 채팅을 하고, 막내는 짱구와 짱아 훈련시키고 있어요. 얼마 전에 산 강아지 두마리의 이름이요. 이젠 당신이 생각나면 편지나 쓸까 해요. 어차피 한번 태어나고 한번 가는 인생인데, 왜 그리도 억울하게 떠났는지. 조금 고생이 되고, 상황이 본인 마음에 흡족하지 않아도 좀더 참고 아이들이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좀더 지켜보지 그랬소.
평소에 당신이 얼마만큼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온 정열을 다해 몸 바쳐왔는데…. 내 가슴에 못을 박고 어린 애들한테는 남들 다 받고 사는 엄마의 깊은 사랑까지도 못 받게 했으니 정말 원망스럽소. 당신이 뿌린 상처가 너무 커요. 이젠 생각을 그만해야지 하면서 그렇지 못합니다. 언제까지나 당신만을 생각하며 살 것인지 암담하기만 합니다. 한번 꿈에서라도 당신과 대화를 나눠보았으면….
내게 확신을 줘요. 무엇인가 마음이 안착할 만한 곳을 찾아야겠어요. 세상이 다 변해도 우리사이는 변치 않으리라는 그런 믿음마저 이제 다 과거 일이 돼버렸으니 이제 어디부터 새로 출발해야 되는지요.
아이들은 잘하고 있어요. 그러니 너무 걱정말고 그 곳에서라도 편히 쉬어요. 그 동안 통 쉬지 못했으니 말이요. 그렇게 해서 당신 마음이 평온을 되찾기를 바래요. 여기에 늘 당신과 함께하는 동반자도 있으니…. khd9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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