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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익태 선생 예우할 수 있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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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익태 선생 예우할 수 있는 나라

입력
2005.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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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인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유족이 애국가의 저작권을 조건 없이 무상으로 한국민에게 양도하겠다고 밝혔다.

부인 롤리타 안 여사 등 유족은 지난달 한국에서 애국가 저작권료 논란이 일었을 때도 “제 가족을 한국 국민의 일원으로 생각해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한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의 양식 있고 성숙한 발언이었다. 애국가에 저작권료를 지불한다는 사실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일부에서 애국가를 새로 제정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던 터에 우리의 부박함을 자성케 하는 행동이었다.

유족의 저작권 무상기증 발언은 모든 정신적 가치의 환금화 세태 속에 세상에는 돈보다 더 거룩한 것들이 있으며, 애국가와 이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의 마음이야말로 그러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들은 한국 국민의 일원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유족에게 10여년 전부터 연 500만~800만원의 저작권료가 지급돼 왔고, 문화관광부가 위법 소지를 없애려 저작권 구입을 추진하는 중에 논란이 일었다는 점이다.

유족의 말처럼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안익태 선생과 애국가에 합당한 예우일 것이다. 유족은 국가유공자 지정과 기념관건립 등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너무 늦긴 했으나 이제라도 무신경 속에 미뤘던 점들을 짚어보아야 한다. 안익태 선생은 1965년 애국가 작곡 공로로 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미 훈장을 받았기 때문에 국가유공자로 지정되지 못한다면 부조리해 보인다. 유족은 또 스페인의 고택보다는 국내에 기념관을 짓는 것을 희망하고 있고, 우리 후손을 위해서도 그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제 시대 이역에서 ‘코리아 판타지’를 작곡하던 심정과 상황을 전향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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