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가 15일 얼굴을 붉혔다.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는 최근 당의 내홍과 박근혜 대표의 방미 탓인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박 대표의 배웅과 수행을 위해 각각 불참한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 자리는 비어 있었고, 회의 시작 시간이 지났는데도 일부 당직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강 원내대표는 못 참겠다는 듯 "사무총장이 없으면 부총장이 나오고 대변인이 없으면 부대변인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러니까 당 회의가 ‘봉숭아 학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당직자들에게 "회의도 시간을 지켜가면서 해야 할 것"이라며 "회의에 그냥 몸만 오지 말고 신문, TV,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오늘은 당에서 무엇을 고민할 지 미리 생각하고 와야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도 내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의를 하면 ‘여의도 용광로’, 당사에서 회의를 하면 ‘염창동 제철소’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뭔가 생산하는 당이 돼야 한다"며 당의 체질변화를 강조했다. 한 당직자는 "강 원내대표가 화 내는 것을 처음 보았다"며 "오늘 당직자들의 자세는 혼이 나도 싸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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