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참여정부가 지난 2년간 국가정책 방향을 잡은 만큼 새 경제수장으로서 이를 고치는 것보다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색깔 없는 부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헌재 전 부총리의 금융정책에 대해 "100점"이라고 평가했다. 한 부총리는 15일 취임식을 마친 뒤 짤막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한 부총리는 "개방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다만, 이에 따른 사회 마찰은 최소화하고 소외·탈락계층은 따뜻하게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평소 재경부를 존경해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팀제 운영, 정책의 품질관리 시스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보다는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다. 선진한국 도약을 위한 거시경제 안정과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 구축, 정부 혁신 등 3가지 과제를 중점 언급하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동반성장에 무게를 두었다. 참여정부 철학과 정책을 오랜 기간 공유해온 전임 국무조정실장답게 노무현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 상당부분 궤를 같이했다.
이 전 부총리가 작년 2월11일 "시장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내키면 하고 싫으면 안 하는 철없는 어린아이들의 놀이터가 아니다"며 강렬한 취임 메시지를 던졌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전 부총리가 취임일성부터 카리스마형으로 나온 것과 달리 한 부총리는 일단 ‘무색무취’, ‘온건합리’노선으로 출발한 셈이다. 이 전 부총리가 당시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취임사를 돌리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한 데 비해 한 부총리는 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공식 취임식을 가졌다.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이 전 부총리는 "매우 엄중하다. 변화의 도도한 물결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긴장감을 불어넣은 반면, 한 부총리는 "재경부의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우리나라를 한 세대만에 최빈국에서 세계 11위의 경제강국으로 발전시켰다"고 격려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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