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국무부의 홍보라인에 핵심 인재 풀을 투입했다. 아랍과 이슬람 민심 잡기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은 14일 부시 대통령이 국무부 대외홍보담당 차관에 카렌 휴즈(48·왼쪽 사진) 전 백악관 수석 보좌관을, 차관의 수석 보좌관인 교육문화담당 차관보에 디나 파월(31) 백악관 인사담당 보좌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미 내정사실이 보도된 카렌 휴즈는 2000년 대선 당시 부시 대통령이 "당신이 함께 일하지 않으면 대통령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할 정도의 실세 측근이다.
그와 호흡을 맞추게 될 디나 파월은 중동지역에 대한 전문성 마저 갖췄다. 파월은 이집트 카이로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4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텍사스 주립대 출신으로 부시의 측근인 ‘텍사스 사단’으로 분류된다. 역대 최연소 백악관 인사담당 보좌관으로 장·차관과 대사, 기관장 등 고위직 후보자를 선별해 면접 후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헤드헌터 역할을 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디나 파월을 "가장 힘있는 백악관 인사 중 하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인사의 의미를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이 추구하는‘공공외교’(퍼블릭 디플로머시)의 강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아랍어 구사가 가능한 디나 파월의 기용은 반미감정이 심한 중동지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국무부 고위관리의 말을 빌어 "아랍세계에서 미국의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도 지명자 발표회견에서 "미국의 이야기를 전세계에 알려 전세계의 가치를 진작시키는데 휴즈 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휴즈도 "지금 우리는 이라크 레바논에서 자유의 힘을 목격하고 있다"며 "자유를 신장시킴으로써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은 기회와 나은 삶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부시 대통령식 ‘자유의 확산’을 강화할 뜻을 내비췄다.
그러나 새 대외홍보라인의 공격적인 홍보가 미국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임스 조그비 아랍계 미국인 협회 회장은 "오래된 빵을 포장만 다시 한다고 사람들이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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