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의 중국어 표기를 한청(漢城)에서 서우얼( )로 바꾼 것은 1월 중순이었다. 중국은 이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새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지식인들은 ‘문화융합에 대한 역행’이라고 서울시를 비난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3개월이 지난 요즘 중국의 일부 지방과 언론, 학자 사이에서 서우얼이란 이름에 대해 긍정적인 여론이 조금씩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와 가까운 칭다오(靑島)시다. 올 5월 1,000여명의 사절단을 이끌계고 방한하는 우총(于衝) 칭다오시 인민정부부시장은 15일 "앞으로 모든 보도 자료에 서우얼로 표기하기로 하고, 외교부 승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언론 가운데는 중국청년보를 비롯, 인민일보 해외판인 환구시보와 상하이(上海) 해방일보, 광저우(廣州) 광주일보 등과 인터넷 매체인 차이나데일리, 신랑왕 등 10여개 매체가 서우얼 표기를 쓰고 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 역사지리연구센터 거젠슝 교수는 "지명은 그 땅의 주인이 정하는 것이 관례"라고도 말했다.
서울시의 표기 전환은 중국측에 대한 사전 홍보와 정지 작업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이에 대한 반감도 가시지 않는다. 인민대 마상우 교수는 "100년을 넘게 부르던 이름을 일방적으로 바꾸라는 것은 중국과 문화충돌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감을 어루만져서라도 이름 바로잡기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우리가 이름을 한성에서 서울로 바꾼 것은 지난 세기의 일이다. 중국어 표기 전환은 사실 늦은 감도 있다. 중국인들이 서우얼이라는 이름을 더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때다.
송대수 베이징 특파원dssong@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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