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리는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KOSPI200지수 기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일 현재 15.70배로 조사됐다. 미국(18.30배)에는 다소 뒤지지만, 영국(15.06배) 프랑스(13.60배) 대만(12.00배)을 앞서고 싱가포르(15.80배)과는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국내 증시의 PER은 불과 4년 전인 2000년 말 12.90배로, 미국(22.20)은 물론 영국(23.31배) 독일(23.40배) 프랑스(19.30배) 등과 큰 차이가 났다. 아시아에서도 유일하게 홍콩(12.74%배)보다 조금 높았을 뿐, 대만(13.00배)과 싱가포르(18.30)에 비해 저평가돼 있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은 국내 경기가 고성장과 마이너스성장 사이를 냉온탕식으로 오간 데다 남북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불투명한 기업 및 금융환경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주역은 외국인이라고 지적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03년 후반부터 국내 우량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지배구조 투명성이 크게 개선되자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고, 그 결과 국내 주식의 40% 이상을 보유하게 됐다. 동원증권 고유선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한국 경제의 체질이 개선돼 기업과 가계의 부실위험 및 이에 따른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 저평가 해소의 주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일부 우량 기업의 경우 아직도 해외 동종업계 종목에 비해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PER은 14.28배로 인텔의 20.88배나 IBM의 18.48배, 소니의 43.87배에 비해 현저히 낮다. 현대자동차의 PER도 일본 도요타(11.96배)나 혼다(11.28배)보다 크게 낮은 7.62배에 불과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PER이 많이 높아졌지만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평균 PER은 14.97배로 미국(17.76배)과 일본(21.56배)에 비해 여전히 낮다면서 "아직 저평가 현상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 PER이란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기업의 수익성을 얼마나 크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비교 대상보다 PER이 높으면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돼 있다는 것을 뜻하고, 반대로 PER이 낮으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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