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시각)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혼다클래식 최종라운드 두번째 연장전이 펼쳐진 18번홀(파4) 그린. 지난 주 세계골프랭킹 1위를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빼앗긴 ‘옛 황제’ 비제이 싱(피지)이 공으로 다가섰다. 홀까지의 거리는 불과 76㎝. ‘넘버1’을 다투는 세계 최정상의 프로골퍼에겐 놓칠 수도, 놓쳐서도 안 되는 거리. 빠져나갈 구멍도 없었다.
하지만 퍼터를 떠난 공은 홀 오른쪽 벽을 맞고 튕겨져 나왔고 우승을 놓친 싱은 하염없이 홀만을 바라볐볼 뿐이었다. 300야드의 장타를 날리며 펄펄 날던 싱이 1m도 안되는 퍼트에 발목이 잡히는 순간이었다.
싱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미라솔골프장 선라이즈코스(파72·7,46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 2차 연장전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시즌 2승과 함께 ‘넘버1’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우승컵은 1.2m 파 퍼트를 지킨 ‘유럽의 강호’ 포드릭 해링턴(아일랜드)에게 돌아갔다. 유럽 프로골프협회(EPGA)투어 9승의 해링턴이지만 PGA투어 우승은 처음이다. 또한 아일랜드인 최초의 PGA투어 우승자로도 기록됐다. 싱은 이날 8언더파 64타를 몰씻아쳐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9언더파 63타의 데일리베스트를 친 해링턴과 이날 4타를 줄인 조 오길비(미국) 등과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싱은 18번홀에서 열린 첫 연장전에서 4.5m의 버디 퍼트를 놓치며 첫번째 우승 기회를 날렸다. 해링턴은 세번째샷을 핀 가까이 붙여 파를 지켰고 오길비는 보기를 범하며 탈락했다.
한편 나상욱(22·엘로드)은 6언더파66타의 맹타를 때려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와 함께 공동22위에 올랐다.
박희정기자 hjpark@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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