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듣는 말 중에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 있다. 일본이 독도를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요즈음 다시금 이 진부한 명제에 씁쓸하지만 동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심정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 자생하는 친일 논객들의 행태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구한말 일진회를 위시한 친일매국노들의 행태와 논리를 상기할 때 요즘 친일 논객들이 보여주는 추태는 그 연속성과 일관성이 그야말로 역사적이라 기가 막힌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나름대로 발언권과 영향력을 가진 이른%B바 배운 사람들이기에 충격은 더욱 크다. 일본 왕에게 충성을 하자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니 이제 누구도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에 대해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니 이것으로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지….
우리 사회 일각에 드러난 새로운 친일파들은 어떻게 형성되었던가? 얼마 전까지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던 과거사특별법은 지금은 감감 무소식이다. 그 사이 친일파 후손들은 친일로 받은 조상의 땅을 찾겠다고 꾸준히 소송을 내고 한편으로는 찾은 땅을 팔아치워 재산을 불리고 있다.
친일파 후손들의 땅 찾기 소송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모색하지 않는 것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지금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은 누가 봐도 그 행적이 명백한 일급 친일파들의 재산 몰수를 법으로 제정하는 것이다. 예전 반민특위 조사 결과를 활용하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면 어렵지 않게 그 대상을 선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삼척동자도 알 만한 거물급 친일파들에 대한 단죄마저도 아직껏 못했다면 나머지야 불문가지이다.
독립운동을 한 분들이나 그 후손들이 부귀영화를 누리기는커녕 친일파들과 더욱 더 생활 수준이 벌어졌다면 과연 대한민국은 누구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인지 다시 자문해야 할 것이다. 또 친일로 형성한 자산은 세습되거나 불어나는 데 일차적 문제가 있으나 더 큰 문제는 그 수혜자들에게 지속적이고 확고한 친일 의식을 재생산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방송에 소개된 독립운동가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 선생의 쇠락한 고택이 생각난다. 우리 마음 속에서 그 분의 정신까지도 고택과 함께 무너져내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인들을 꾸짖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국회와 정부는 하루 속히 친일파 재산 몰수에 관한 법안을 만들어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새로운 친일파들과 일전에 나서기를 바란다.
박성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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