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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南전기 공급받는 개성공단/ 운영 현황·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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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南전기 공급받는 개성공단/ 운영 현황·전망

입력
2005.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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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첫‘메이드 인 개성’제품으로 냄비를 생산했던 개성공단이 남측의 전력 공급을 계기로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800명에 불과했던 북한 근로자들은 이미 1,900명으로 늘었고, 자체 발전기에 의존하느라 ‘깜박깜박’ 했던 전기사정도 16일의 전기공급 개시로 안정돼 불야성의 공단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중 개성공단 내 시범단지가 제 모습을 갖추게 되면 본격적인 개성공단 산 제품들이 양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입주업체들 = 16일 남측으로부터 1만 5,000kW의 전기공급이 시작되면 개성공단 시범단지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시범단지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리빙아트, ㈜신원이 냄비와 셔츠를 시제품 형식으로 생산해 왔다. 지금까지는 용량이 작은 자체 발전기 때문에 전원이 종종 끊기거나 오작동이 나 대용량의 전기가 필요한 기계들은 가동시킬 수가 없었다. 특히 안정적인 전원 공급이 필수적인 반도체부품 생산업체 SJ테크는 공장을 완공해 놓고도 지금껏 한번도 가동시키지 못했다. 이번 전력공급으로 시범단지와 2006년까지로 예정된 100만평의 1단계 본 단지 조성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15개 시범단지 입주업체 중 아직 공장건립 중인 12개 업체의 준비작업이 빨라지고, 1단계 개성공단 부지 조성 작업도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 시설 미비 =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많다. 의류전문업체인 신원은 10일 개성공단의 두 번째 생산품인 셔츠 1,000벌을 남쪽으로 들여왔다. 하지만 이 셔츠는 완제품이 아니었다. 남측 공장에서 한번 더 ‘워싱작업’을 거쳐야 했다. 북한과의 협의가 덜 끝나 워싱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폐수처리시설도 없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산업용수와 통신 문제는 아직 남북간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산업용수의 경우 배수장 건설 위치, 설계시공 등에는 의견이 접근하고 있으나 아직 몇 가지 쟁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통신 문제도 남북한이 기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들은 남쪽 본사와 통화를 하기 위해 분당 2.3달러의 비싼 국제전화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남북이 1분당 통화요금을 50센트 이내에서 정하기로 했지만 협상과정에서 남측은 30센트를 요구하고, 북측은 45센트를 주장하고 있어 진척이 안 되고 있는 상태다.

◆ 걸림돌 = 57년 만에 남북간 전기공급이 재개되지만 개성공단에서는 그 흔한 기념식이나 축하 행사조차 열리지 않는다. 최근 북한 핵 문제로 인해 고조된 남북간 긴장상황 때문이다. 정치적 문제로 인해 진척이 안 되고 있는 대표적인 것은 통행·통관 문제다. 우리 정부는 10일부터 개성공단 생산품의 통관절차를 일반 수입물에 비해 간소화했다. 하지만 통행의 경우 남측은 12시간 전에 통보하면 되지만 북한은 24시간 전에 통보해야 허가가 나는 등 양측의 아귀가 아직 맞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핵 문제로 중단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 군사당국과 통행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방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략물자 반출 통제는 앞으로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단지 입주 업체 중 제씨콤, 재영솔루텍 등 2곳은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일부 부품 때문에 공장설계를 변경해야 했다. 1단계 개성공단 부지에 들어설 250개 업체의 심사과정도 문제지만, 고급제품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개성공단에 들여놓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주희기자orwell@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 개성공단 北 노동자/ 남측 면접 거친 1,900여명 근무 숙련자임금 月 80~100달러 선

개성공단 시범단지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는 입주기업에 740여명, 부지 공사에 950여명, 관리위원회인 현대아산 토공사무소에 220여명 등 총 1,900여명이다. 북측 개성공단 개발 담당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1.5배수로 추천하면 남측 기업 관계자들이 면접과 교육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이들은 최저임금 57.5달러를 기준으로 숙련도에 따라 추가 임금을 받는다. 관련 업종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몇몇 숙련자는 월 80~100달러의 고액 임금을 받는다. 북한에서 고소득자로 꼽히는 광산 노동자보다 높은 수준이다. 임금은 개인별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부 기업은 북측 대표 근로자에게 일괄 지급하기도 한다. 북한 정부는 사회보험 명목으로 임금 중 일부를 환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근로자들은 공장에서 일한 기간은 비교적 짧지만 경험자가 많아 상당히 빨리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기업도 북측 근로자들의 높은 기술력과 성실성에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이다. 실제로 한 입주 기업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한 후 평가한 결과, 평균 성적이 남측 노동자들보다도 높은 95점 이상이 나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출퇴근은 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7대의 통근버스가 담당한다. 이 버스는 개성시내에서 공단까지 아침, 저녁으로 근로자들을 실어 나른다. 북측 근로자 의 상당수는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자전거도로를 별도로 내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북측은 최근 개성 출신 근로자 중 일부 ‘당성’이 부족한 이들을 걸러내고 , 당성과 기술력을 갖춘 근로자를 충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송영웅기자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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