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OB)맥주 영업총괄 김준영(46·사진) 부사장이 14일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오비맥주가 1998년 벨기에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인베브(당시 인터루브)에 인수된 이후 한국인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베브는 그동안 독일, 벨기에를 제외하고는 현지인에게 경영을 맡긴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인의 ‘맥주 사랑’과 김 사장의 능력 앞에서 인베브도 자존심을 접어야 했다. 사실 한국 시장은 인베브가 사업을 하고 있는 30여개 국가 가운데 경영건전성 측면에서 상위 5위권에 드는 곳이다. 특히 인베브의 200여개 브랜드 가운데 ‘오비’와 ‘카스’ 브랜드는 판매량면에서 상위 톱10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인베브는 그런 오비맥주라면 차라리 강력한 현지화가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김 사장에게는 오비맥주의 화려했던 전성기를 부활시켜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그래서인지 취임하자마자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전달하는 오비맥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고의 맥주회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김 사장의 일성이 허언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은 그의 이력에서 비롯된다. 연세대와 서강대를 나온 그는 한국코카콜라에 입사, 코카콜라 미국 본사 등지에서 근무하다 1999년 오비맥주 마케팅 상무로 부임, 마케팅 부사장과 영업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지난해 부사장 시절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1.6ℓ OB큐팩’을 출시해 크게 성공시켰다. 김 사장은 "시장에서의 승리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로부터 나온다"며 "혁신적인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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