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사진)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는 14일 "LG카드 인수보다는 대형 통신사와 제휴해 신용카드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더 우선 순위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으나 당장 서둘 일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행장 후보는 이날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병가치와 이후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4조원대인 LG카드 인수 추정가는 너무 비싸다"며 "감자 이후 적정 가격이 형성되면 그 때 인수 여부를 다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유통 통신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카드사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금으로서는 LG카드 인수보다 새 카드사 설립이 더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카드 부문 시장점유율이 2.7%에 불과해 LG카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때문에 김 행장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인수가 인하를 위한 장외 신경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행장 후보는 매각 가능성이 높은 외환은행에 대해 "외환 업무나 해외지사 수 등에서 매력적인 은행이며 필요하다면 인수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관심을 보%이면서도 "그러나 규모가 너무 커 단독 인수가 어려운데다 급하게 나설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산운용업이나 투자은행(IB) 등 분야에서 해외 투자자들과의 제휴는 계속될 것이며 전략적 제휴 뿐 아니라 보유 중인 자사주(6.24%)를 활용해 지분 투자도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격에 대한 이견 때문에 주춤거리고 있는 대한투자증권 인수 작업에 대해선 "정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절차가 진행되면 이견이 좁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르면 이달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빨리 경영을 맡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면 10월, 늦어도 연말까지는 하나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행장 후보는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행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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