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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에 한덕수 임명/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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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에 한덕수 임명/ 기자간담회

입력
2005.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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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는 14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 경제정책 기조에서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_부총리로 발탁된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나.

"지난 1년 2개월간 국무조정실장으로서 각종 정책을 점검하고 조정해왔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경제활성화와 선진경제 토대 구축을 위해 만든 정책에 총괄적으로 참여한 일원으로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달라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_어떤 정책기조로 갈 것인가.

"현 정책기조를 변화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장관이 바뀌면 정책기조도 바뀔 때가 많지만, 이번 인사는 그 정책을 계속 추진해달라는 차원이라고 이해한다. 무엇보다 거시경제적 안정을 확실하게 이루고 선진경제, 선진한국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

_통상 분야에서 주로 활동해 거시경제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거시경제 쪽도 나름대로 공부를 해왔다. 국무조정실장으로서 같이 참여해 토론하고 정책 조율도 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_비재경부 출신으로 조직장악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내가 아는 재경부 사람들은 다 좋은 친구들이고 얼마든지 융합할 수 있다고 본다.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_재경부 혁신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정부 혁신을 강하게 추진하겠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2위지만 정부 경쟁력은 세계 30위 정도다. 정부 혁신을 통해 일 잘하는 정부, 국민에 서비스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 재경부는 많은 정책을 만드는 부서다. 정책 품질관리를 통해 핵심부서로서의 재경부 위상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_현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나.

"요즘 굉장히 희망을 갖는 상황이 아닌가. 우리 국민들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적응하는 것을 보면 책상에 앉은 관료들 생각을 완전히 뛰어넘는다. 국민들의 적응력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정부가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면 좋은 결과가 오리라고 본다."

_이헌재 전 부총리가 낙마할 때 주가가 하락했는데, 한 부총리 발탁 소식에 시장에 변화가 없다.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 한덕수는 누구/ 영어 유창…마늘협상때 수난도

"전형적인 모범생이며 뛰어난 균형감각의 소유자입니다." "일이 취미인 분으로 소문나, 재경부 직원들은 야근이 늘어날 것이라며 벌써 긴장하고 있습니다." 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한마디로 '노력하는 수재'다.

한 %부총리는 전북 전주 출생으로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 8회에 합격하고 경제기획원에서 출발했지만, 1982년 부처간 교류 때 상공부(현 산업자원부)로 자리를 옮긴 것을 계기로 관료 생활 대부분을 통상 분야에서 일했다.

상공부 과장 시절 휴직계를 내고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에서 1년 만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어 실력이 비슷한 연배의 관료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모르는 단어나 좋은 문장이 눈에 띄면 메모하고 암기한다. 한미자동차 협상 때는 그의 유창한 영어와 치밀한 자료준비에 미국 대표들이 혀를 내두르며 "다음부터 저 사람은 협상테이블에서 빼주었으면 좋겠다"는 극찬의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통상산업부차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 통상분야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02년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을 때까지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한·중 마늘협상 진상 은폐 파문이 불거지면서 2000년 당시 협상의 책임을 %C지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법무법인 김&장 고문, 산업연구원 원장 등 민간 경험을 거친 후 현정부 2대 국무조정실장으로 컴백했다. '고건 라인'으로 분류되며 고 전총리와 진퇴를 같이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이해찬 총리 체제에서도 '책임 총리'를 뒷받침하는 '책임 실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대인관계에서 세련되고 절제된 모습이며 항상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통솔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그래서 나온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 청와대 정문수 경제보좌관, 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등 교우관계도 화려하다.

재산은 지난 2월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총24억8,005만원으로 현 국무위원 중에서는 진대제 정통·오거돈 해양수산 장관에 이어 3번째로 많다. 화가인 부인 최아영씨와 자녀없이 단둘이 살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 한덕수號 과제와 전망/ 정책조율 무난할 듯 카리스마 발휘 '숙제'

한덕수 전 국무조정실장이 14일 경제부총리로 임명됨에 따라 공백 7일만에 한국경제호(號)가 새로운 선장을 맞았다.

한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을 1년 이상 맡아오면서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작동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관료 중 한 사람이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일관성 및 연속성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무스타일 면에서는 이헌재 전 부총리와 확연히 다른 컬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부총리는 어떤 자리든 본인 고유의 스타일대로 끌고 나가는 반면 한 부총리는 자신을 자리에 맞춰가는 '조화형 리더십'의 소유자이다.

한 부총리는 합리적 성향에 균형감각을 갖춰 일단 경제팀 내 마찰을 빚을 소지는 적다. 그러나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들을 감안할 때, 경제사령탑으로서의 카리스마를 여하히 세울 것인지가 최대의 관건이다. 경제부처들에 대해 영(令)을 세우지 못할 경우 당·정·청의 삼각구도에서 정부의 힘이 더욱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정책기조 = 한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 시절 정부의 주요 회의에 대부분 참석해왔기 때문에 실용주의 경제노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종합투자계획(한국판 뉴딜)과 재정조기집행,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 경기회복을 위한 성장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일자리 창출,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 부동산투기 억제 등의 안정 대책들도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통상정책은 대표적인 개방론자인 한 부총리의 취임으로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 부총리는 김대중 정부시절 한·칠레 자유무역협정과 한·미 투자협정 실무협의를 주도했고 스크린쿼터제 폐지에 앞장섰으며 '친미적'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개방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이해집단의 반발로 큰 진전이 없었던 교육·의료·법률 등 서비스시장의 대외개방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팀워크 = 한 부총리는 이 전 부총리(61)는 물론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59), 박승 한국은행 총재(69) 등에 비해서도 훨씬 젊어 부처를 아우르고 통솔하는 경제수장으로서의 중량감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또 거시와 금융·세제를 다뤄본 경험이 많지 않고 그동안 주로 관리·조정·보좌하는 역할을 해와 경제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일각에서는 금융정책의 무게중심이 재경부에서 금감위로 옮겨갈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팀 내 팀워크 뿐만 아니라 당·정·청간 불협화음을 줄이는 것도 한 부총리의 중요한 몫이다. 경륜과 카리스마를 지닌 이 전 부총리도 지난해 내내 당 또는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당이나 총리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해 자칫 경제부처의 힘이 약화하거나 정치논리에 휘둘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시장반응/ "적임자" 환영속 "경험 적다" 우려도

재계는 한 부총리를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환영하면서 친시장주의 정책에 대한 기대와 주문을 쏟아냈다.

재계는 특히 한 부총리가 규제보다는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옛 상공부 등에서 주로 일해왔기 때문에 과도한 규제는 과감하게 폐지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실용주의적인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지금 살아나고 있는 경제회복의 불씨가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종합투자계획 등 기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시장경제 체제와 기업투자 분위기를 더욱 강화해 민간활력을 중심으로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대체로 '무난한 인사'라고 평가하면서도 금융계의 생리를 꿰뚫고 있는 이 전 부총리에 비해 시장 경험이 적다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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