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69·사진)가 14일 티베트의 문화와 정신, 환경을 보호해준다는 조건으로 독립을 포기하고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가진 회견에서 "티베트는 현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를 위해 기꺼이 중국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이고 티베트 문화와 불교도 중국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에 분리독립을 찬성하지 않는다"며 "티베트는 주권 주장을 포기함으로써 중국 경제발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의 발언은 정치 경제 외교문제에 대해서는 자치를 추진하지 않고 종교·문화에 대해서만 자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1959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운 달라이 라마는 20년 간 중국을 타도 대상으로 삼고 접촉을 피해 왔으나 88년 유럽의회 연설을 통해 중국은 외교권만 갖고 티베트 자치정부를 수립한다는 ‘티베트 평화를 위한 5개 조항’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중국 정부와 접촉을 시작했다.
10일 티베트 봉기 46주년을 맞아 행한 기념연설에서는 티베트 독립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중국과의 협상에 돌파구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으로 중국 정부와 티베트 망명정부간 협상이 촉진돼 달라이 라마의 망명생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콩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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