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에서 독도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2일 프랑스 아르테TV의 ‘독도는 일본 땅’ 방송 파문에 이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국가정보보고서에도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논리가 그대로 실려 파문이 일고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www.prkorea.com)는 13일 CIA의 2002~05년 국가정보보고서(World Factbook)를 검토한 결과, CIA가 해를 거듭할수록 독도에 대한 일본 측 주장만 일방적으로 싣고 있다고 밝혔다.
2002년 국가정보보고서 지도엔 없던 독도가 일본의 집중로비가 시작된 2004년 9월부터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s)’란 이름으로 표기돼 있다.
특히 한국지도엔 독도가 지도 오른쪽 끝에 겨우 표시된 반면 일본지도엔 친절하게 화살표까지 표시돼 있다. 리앙쿠르 록스는 1849년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에서 유래한 말로, 일본이 한국의 독도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다케시마(竹島)’ 대신 국제사회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국제분쟁’이란 제목과 함께 실린 독도에 대한 언급도 문제다. 2002년엔 독도를 ‘일본의 주장에 의한 분쟁지역’이라고 짧게 설명했지만 2004년엔 ‘격렬하게(intensified)’ ‘집중조명(highlight)’ 등을 사용해 일본 측 주장을 반영했다. 특히 올해 3월엔 ‘일본에 의한(by Japan)’ 대신 ‘일본과의(with Japan) 미해결 분쟁지역’으로 설명하고 일본의 독도 인근 ‘조업권(fishing rights)’ 주장까지 그대로 실었다.
문제는 CIA 국가정보보고서가 전세계 각국에서 기본정보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 실제 반크 조사에 따르면 독도와 다케시마를 함께 표기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작년 7월 622개에서 12월 2,010개, 13일 현재 2,180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독도는 일본 땅’ 방송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아르테TV는 재방송을 취소했지만 여전히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한 세계지도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박기태(31) 반크 단장은 "국제사회에서 타국의 정보가 필요할 때 공신력이 높다는 이유로 CIA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며 "반크에서 3년 가까이 CIA측에 수정을 요구했지만 ‘담당자에게 전했다’는 메일만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박 단장은 "캐나다의 유명출판사인 프렌티스 홀(Prentice Hall)이 발행한 세계역사교과서에 ‘1890년까지 제주도가 일본 땅이었다’고 표시돼 있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면서 "일본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집중로비를 벌이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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