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행정도시특별법 찬성 당론 채택에 반발, 사퇴한 박세일 전 정책위의장 후임에 최근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맹형규(서울 송파갑·3선)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박 대표는 또 교체 여부가 주목을 끌어온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을 유임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당내 갈등 수습 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한 김무성 사무총장과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을 유임시키기로 했다.
원내수석부대표와 기획위원장에%B는 수도권 출신인 임태희, 정병국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정책위의장 산하 제1 정조위원장과 제 3정조위원장에는 각각 서병수, 이종구 의원이 내정됐다.
박 대표는 14일 의원총회 등을 열어 당직개편안을 보고하고 추인 받을 예정이다.
이번 당직 개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던 전 대변인이 유임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점이다.
그는 17대 총선 직전 최병렬 전 대표에 의해 대변인으로 영입됐지만 지난해 3월 이후로는 줄곧 박 대표의 방패이자 창 역할을 해왔다.
특히 행정도시특별법 내홍 속에서는 사퇴를 공언했던 반대파 의원들에게 "나가라"고 몰아붙였다. 때문에 박 대표가 당내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려면 전 대변인 등을 희생양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전 대변인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박 대표를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번에 대변인을 교체하지 않고 예정대로 전 대변인 등과 함께 15일부터 일주일간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방미 일정이 끝난 뒤에도 당장 대변인이 교체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측근은 "박 대표는 모양 갖추기를 위해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 대변인에 대한 박 대표의 신임이 대단한 것 같다"는 뒷얘기도 나온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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