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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병영자살, 군과 사회가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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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병영자살, 군과 사회가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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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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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자살사건이 잇달아 발생, 군 복무 여건이 악화한 듯한 우려를 갖게 한다. 실제 올들어 자살한 육군 사병은 모두 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명보다 늘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육군 훈련소 ‘인분 사건’을 계기로 가혹행위 등 열악한 군 복무 여건이 새삼 논란되는 상황에서 자살사건마저 자주 발생, 군 안팎의 경각심을 높인다.

병영 자살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와 관계없이 군과 사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사회 여건과 의식이 크게 달라진 만큼 군 복무 부적응 문제도 과거와 다른 차원에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군은 나름대로 가혹행위 방지와 부적응자 관리에 힘을 쏟고 있지만, 한층 엄밀하고 과학적인 원인분석을 토대로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문제를 신세대 사병의 나약함과 사회 전반의 인명경시 등에 초점을 맞춰 보는 것은 안이하다. 그런 점을 무시할 수 없지만, 우리 사회와 군 조직을 지배하는 행동양식과 생활여건 등의 괴리가 커진 것이 군 적응을 갈수록 어렵게 한다. 육군이 지난해 부적응 사병 8,000명을 가려내 특별심리치료를 했지만, 100여명이 상태가 나빠져 전역 조치되고 1,000여명은 자살우려가 있는 감시대상으로 남은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일러 준다.

이런 괴리는 안보상황 때문에 과다한 병력을 유지하면서도 열악한 근무여건 개선에는 힘을 쏟지 못하는 현실 탓이 가장 크다. 이를테면 선진국은 군내 가혹행위도 스트레스가 극심한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근무 여건 개선과 심리교육 등에 많은 투자를 한다. 우리 사회가 가혹행위 사병은 물론이고 자살 사병까지도 본인의 책임이 큰 것으로 여기는 것과는 다르다. 국방의무만 강조할 게 아니라, 군 복무 여건의 획기적 개선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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